은현문은 어떤 사람이나 사물이 사라지거나 출현하는 처소, 혹은 그러한 시간을 주제로 삼는 문형이다. 은(隐)은 ‘숨다’라는 뜻이고, 현(现)은 ‘출현하다’라는 뜻이다. 은현문의 문장구조는 다음과 같다.
다음은 모두 은현문이다.
- 家裏来了一位客人。
집에 손님이 한 분 오셨어요. - 昨天来了一位客人。
어제는 손님이 한 분 오셨어요.
위의 은현문에는 처소사 ‘家裏’와 시간사 ‘昨天’이 주제가 되어 있다. 동사는 일반적으로 방향을 나타내는 동사 혹은 출현이나 소실을 나타내는 동사가 사용된다. 빈어는 다른 존재문의 경우와 같이 비한정적 명사이며, 일반적으로 수량사의 수식을 받는다.
- 家裏来了一个外国人。
집에 외국인이 한 명 왔어요. - 门口出现了一个陌生人。
입구에 낯선 사람 하나가 나타났어요.
위는 출현을 나타내는 경우로서, 빈어는 모두 수량사 ‘一个’의 수식을 받고 있다. 그러나 다음을 보자.
- 村裏死了一只羊。
마을에서 양 한 마리가 죽었다. - 家裏跑了一头牛。
집에서 소 한 마리가 도망갔다.
위는 소실을 나타내는 경우로서, 빈어는 모두 수량사의 수식을 받고 있다.
은현문의 빈어는 비한정적 명사이어야 하며 한정적 명사가 나올 수 없다. 따라서 다음은 모두 비문이다.
- *家裏来了那个人。
집에 그 사람이 왔다. - *门口出现了小王。
현관에 샤오왕이 나타났다. - *村裏死了那只羊。
마을에서 그 양이 죽었다. - *家裏跑了那头牛。
집에서 그 소가 도망갔다.
은현문의 동사가 단독으로 사용되는 경우에는 위와 같이 일반적으로 ‘了’를 동반한다. ‘了’를 동반하지 않는 동사는 다음과 같이 방향보어나 결과보어를 동반한다.
- 车上下来几个人。
차에서 몇 명이 내렸다. - 大路上走过来两个人。
큰길에 두 사람이 걸어온다.
은현문의 동사는 방향보어를 동반한 이후에도 다시 ‘了’를 동반할 수 있다.
- 后边走来了一个人。
뒤에서 어떤 사람이 걸어왔다. - 车上下来了几个人。
차에서 몇 명이 내렸다. - 后边开来了一辆汽车。
뒤에서 차 한 대가 달려왔다. - 树上飞来了一只鸟儿。
나무에 새 한 마리가 날아왔다.
은현문의 처소는 동작이 끝나는 종점일 수도 있고, 동작이 시작되는 출발점일 수도 있다. 다음을 보자.
- 家裏来了一位客人。
- a. 집에 손님이 한 분 오셨다.
- b. 집에서 손님이 한 분 오셨다.
- 树上飞来了一只鸟儿。
- a. 나무에 새가 한 마리 날아왔다.
- b. 나무에서 새가 한 마리 날아왔다.
- 那个地方搬来了两个人。
- a. 그곳에 두 사람이 이사 왔다.
- b. 그곳에서 두 사람이 이사 왔다.
위에서 ‘家裏’를 종점으로 보면 ‘집에’ 손님이 오셨다가 되지만, ‘家裏’를 출발점으로 보면 ‘집에서’ 손님이 온 것이 된다. ‘树上’과 ‘那个地方’의 경우도 이와 같다. 이러한 혼란을 피하기 위하여 처소사가 출발점인 경우에는 전치사 ‘从’을 사용하기도 한다. 그러나 일반적으로는 ‘从’을 사용하지 않는다.
- (从)家裏来了一个电话。
집에서 전화가 왔다. - (从)那边搬来了一个人。
그곳에서 한 사람이 이사 왔다.
주제가 종점을 나타낸다고 하여 ‘到’를 사용하는 경우는 없다. 그러므로 다음은 모두 비문이다.
- *到家裏来了一位客人。
집에 손님이 한 분 오셨다. - *到树上飞来了一只鸟儿。
나무에 새가 한 마리 날아왔다. - *到这个地方搬来了两个人。
이곳에 두 사람이 이사 왔다.
시간사가 은현문의 주제로 사용되는 경우가 있다.
- 昨天来了一个人。
어제는 (이곳에) 사람이 하나 왔어요. - 那时过去了一个警察。
그때 (여기에서) 경찰이 한 명 지나갔지요. - 四点钟来了两个人。
4시에 (이곳에) 두 사람이 왔습니다.
위에서는 시간이 주제이다. 시간이 주제가 되는 문장에 처소사가 없으면 그 처소는 언제나 ‘在这儿’이거나 ‘从这儿’이다. 이것은 중국인의 의식에 잠재하는 하나의 약속이다. 그러므로 시간이 주제인 경우에 ‘在这儿’이나 ‘从这儿’은 대개 생략된다.
【출처 : 서울대 중어중문학과 허성도교수 강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