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재문은 존재하는 처소, 존재하는 사람, 존재하는 사물을 주제로 삼는 문장이다. 존재문에는 ‘有’를 사용하는 존재문과 ‘在’를 사용하는 존재문, ‘是’를 사용하는 존재문, 그리고 존재의 상태를 나타내는 존재문이 있다. 이제 각 존재문의 특성을 살펴보기로 하자.
‘有’ 존재문은 존재하는 처소를 주제로 삼는 문장이다. 그러므로 ‘有’ 존재문에서는 처소를 나타내는 처소사가 문장의 맨 앞에 온다. ‘有’의 빈어는 언제나 비한정적이며, 한정적 빈어가 올 수 없다. ‘有’ 존재문의 구조는 다음과 같다.
‘有’ 존재문은 주제가 처소이다. 이 주제는 일반적으로 처소사이어야 한다.
- 家裏有客人。
집에 손님이 있어요. - 教室裏有两个人。
교실에 두 사람이 있어요. - 书架上有几本书。
서가에 책이 몇 권 있습니다. - 桌子上有中文杂志。
책상에 중국어 잡지가 있습니다.
위의 주제는 모두 방위사 ‘里, 上’을 동반하는 처소사이다. 그러나 주제가 지명인 경우에는 방위사를 동반하지 않는다.
- 首尔有二十五个区。
서울에는 25개의 구가 있다. - 美国有五十个州。
미국에는 50개의 주가 있다.
주제가 기관이나 단체인 경우에는 대개 방위사를 생략한다.
- 我们大学(里)有十个学院。
우리 대학에는 10개의 단과대학이 있다. - 我们公司(里)有很多外国人。
우리 회사에는 많은 외국인이 있다. - 我们班(里)有几个外国人。
우리 반에는 외국인이 몇 명 있다. - 我们协会(里)有几个外国人。
우리 협회에는 외국인이 몇 명 있다.
위의 ‘大学, 公司’는 기관이며, ‘班, 协会’는 단체이다. 이러한 어휘에는 방위사 ‘里’가 올 수도 있지만 대개는 생략한다.
- 家裏有客人。
집에 손님이 있어요. - 桌子上有中文杂志。
책상에 중국어 잡지가 있습니다.
위의 빈어인 ‘客人’은 청자가 어떤 손님인지 알 수 없는 손님이고, ‘中文杂志’도 청자가 알 수 없는 중국어 잡지이다. 이러한 명사를 비한정적 명사라고 한다. ‘有’ 존재문에서 한정적 명사는 빈어가 될 수 없다. 그러므로 다음은 모두 비문이다.
- *家裏有李小姐。
집에 리 양이 있습니다. - *教室裏有金老师。
교실에 김 선생님이 계십니다. - *书架上有那本书。
서가에 그 책이 있습니다. - *桌子上有那本杂志。
책상에 그 잡지가 있습니다.
위에 나오는 빈어 ‘李小姐, 金老师, 那本书, 那本杂志’는 모두 일정한 사람이나 사물을 지정하는 한정적 명사이므로 위의 존재문은 모두 비문이다. 이러한 한정적 명사의 존재를 나타내고자 하는 경우에는 ‘在’ 존재문으로 말해야 한다. ‘在’ 존재문의 구조는 다음과 같다.
- 李小姐在家裏。
리 양은 집에 있습니다. - 金老师在教室裏。
김 선생님은 교실에 계십니다. - 那本书在书架上。
그 책은 서가에 있습니다. - 那本杂志在桌子上。
그 잡지는 책상 위에 있습니다.
‘有’ 존재문과 ‘在’ 존재문의 차이는 다음과 같다.
‘有’ 존재문의 주제는 존재의 처소이다.
- 教室裏有几个学生?
교실에는 학생이 몇 명이나 있나요? - —教室裏有三个学生。
교실에는 학생이 세 명 있습니다.
위의 대화에서는 ‘教室裏’라는 처소가 주제이다. 그러나 ‘在’ 존재문의 주제는 존재하는 사람이나 사물이다.
- 他在哪儿?
그 사람이 어디에 있나요? - —他在教室裏。
그 사람은 교실에 있는데요. - 那本书在哪儿?
그 책은 어디에 있나요? - —那本书在桌子上。
그 책은 책상 위에 있습니다.
위의 대화에서는 ‘他, 那本书’가 주제이다.
‘是’ 존재문도 존재를 나타낸다. ‘是’ 존재문의 구조는 다음과 같다.
다음은 모두 ‘是’ 존재문이다.
- 后边是工厂。
뒤쪽은 공장입니다.
(=뒤에는 공장이 있습니다.) - 前边儿是海。
앞쪽은 바다입니다.
(=앞에는 바다가 있습니다.)
‘是’ 존재문과 ‘有’ 존재문에는 다음과 같은 차이가 있다.
‘A有B’ 형식의 ‘有’ 존재문은, ‘A’라는 공간의 일부에 ‘B’가 존재함을 나타낸다. 그러므로 ‘A’에는 ‘B’ 이외의 다른 사물이 존재할 수도 있다. 따라서 ‘A’는 ‘B’보다 큰 공간이 된다. ‘A是B’ 형식의 ‘是’ 존재문에서는 ‘A’와 ‘B’의 공간의 크기가 같거나 ‘A’ 공간보다 ‘B’ 공간이 큰 경우에 사용된다. 이러한 현상은 물리적 현상이지만 경우에 따라서는 심리적으로 그렇게 느끼는 경우도 있다. 다음을 보자.
- 前边儿有图书馆。
앞에는 도서관이 있다.
(=앞 공간에는 도서관이 있고, 도서관 이외의 다른 건물이 있을 수도 있다.) - 前边儿是图书馆。
앞은 도서관이다.
(=앞 공간에는 도서관만 있고 다른 건물은 없다.) - 东边儿有农田。
동쪽에는 밭이 있다.
(=동쪽 공간에는 밭이 있고, 또 다른 것이 있을 수 있다.) - 东边儿是农田。
동쪽은 온통 밭이다.
(=동쪽 공간에는 밭만 있다.)
다음은 모두 비문이다.
- *我家门前有海。
우리 집 앞에는 바다가 있다. - *东边儿有海。
동쪽에는 바다가 있다.
위의 말이 틀린 이유는, ‘집 앞’이나 ‘동쪽’이 ‘바다’보다 더 클 수는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형적 특성에 따라서는 ‘집 앞’이 ‘바다’보다 클 수 있고, ‘동쪽’이 ‘바다’보다 클 수도 있다. 그렇지만 중국인은 언제나 ‘바다’는 크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위와 같이 말하지 않는다. 위와 같은 문장은 다음과 같이 ‘是’ 존재문으로 말해야 한다.
- 我家门前是海。
우리 집 앞은 바다이다. - 东边儿是海。
동쪽은 바다이다.
‘是’ 존재문의 빈어는 한정적일 수도 있다.
- 学校后边儿是北京站。
학교 뒤편은 베이징 역이다. - 学校门前是国家图书馆。
학교 앞은 국가도서관이다.
위의 ‘北京站, 国家图书馆’은 한정적 명사이다.
다음을 보자.
- 我家门前有座山。
우리 집 앞에는 산이 하나 있다.
위 문장에서는 ‘집 앞’보다 ‘산’이 더 크다고 생각할 수 있다. 그러나 이 문장이 성립하는 이유는, ‘집 앞’에는 ‘산’ 이외에 밭이나 들과 같은 다른 사물이 존재한다는 것을 암시적으로 나타내기 때문이다.
‘有’ 존재문이나 ‘在’ 존재문, 그리고 ‘是’ 존재문은 사물이나 사람이 어떤 처소에 존재한다는 사실을 나타낸다. 그러나 존재에는 존재의 양식이 있기 마련이다. 이에 따라 사람이나 사물이 존재하되 ‘어떠한 상태’로 존재하는가를 나타내려는 문형이 있다. 이러한 문형을 상태존재문이라고 한다. 상태존재문에서는 처소사가 주제가 된다. 상태존재문의 구조는 다음과 같다.
다음은 상태존재문이다.
- 外边停着一辆车。
밖에는 차가 한 대 서 있다. - 外边站着一个女人。
밖에는 어떤 여자가 서 있다. - 椅子上坐着一位老人。
의자에는 노인이 한 분 앉아 있다. - 墙上挂着一张地图。
벽에는 지도가 한 장 걸려 있다.
위의 상태존재문은 어떤 처소에 어떤 사람이나 사물이 어떤 상태로 존재하는지를 나타내고 있다. 상태존재문에 나오는 빈어는 비한정적이다. 그러므로 한정적 명사가 쓰인 다음은 모두 비문이다.
- *外边停着我的车。
밖에는 나의 차가 서 있다. - *外边站着她。
밖에는 그녀가 서 있다. - *椅子上坐着李老师。
의자에는 리 선생님이 앉아 계신다. - *墙上挂着那幅畵。
벽에는 그 그림이 걸려 있다.
위와 같은 내용을 나타내기 위해서는 다음과 같이 말해야 한다.
- 我的车在外边停着。
제 차는 바깥에 세워져 있습니다. - 她在外边站着。
그녀는 바깥에 서 있습니다. - 李老师在椅子上坐着。
리 선생님은 의자에 앉아 계십니다. - 那幅畵在墙上挂着。
그 그림은 벽에 걸려 있습니다.
다음 상태존재문의 빈어를 보자.
- 墙上挂着毕加索的畵。
벽에는 피카소의 그림이 걸려 있다.
위의 ‘毕加索的畵’는 한정적 명사처럼 보인다. 그러나 이 그림은, 수많은 피카소의 그림 중의 하나일 뿐 피카소의 어떤 그림인지를 알려 주지 않는다. 그러므로 이도 역시 비한정적 명사이다. 위의 문장이 성립하는 것은 이러한 이유 때문이다.
【출처 : 서울대 중어중문학과 허성도교수 강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