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제(主题, Topic)는 화제(话题)라고도 한다. 그러나 이 책에서는 주제라는 용어를 사용하기로 한다.
중국어의 세계에 접근하기 위해서는 먼저 주제를 이해해야 한다. 대화에는 언제나 대화의 핵심 되는 내용이 있다. 이러한 대화의 핵심적인 내용을 주제라고 한다. 다음 우리말을 보자.
- (1) 김 과장은 내일 갑니다.
- (2) 내일은 김 과장이 갑니다.
(1-2)는 같은 내용인 것 같지만 자세히 관찰하면 약간의 차이가 느껴질 것이다. (1)은 ‘김 과장’이 내일 간다는 사실을 말하고 있으며, (2)는 ‘내일’은 김 과장이 간다는 사실을 말하고 있다. 다시 말하면 (1)은 ‘김 과장’에 대하여 말하고 있으며, (2)는 ‘내일’에 대하여 말하고 있는 것이다. 이와 같이 문장이 ‘무엇’에 대하여 말하고 있는 경우에 그 ‘무엇’을 주제라고 한다. 그러므로 (1)의 주제는 ‘김 과장’이며, (2)의 주제는 ‘내일’이다. 우리말의 주제는 언제나 문장의 맨 앞에 나온다.
중국어도 주제가 있다. 중국어의 주제도 문장의 맨 앞에 나온다.
- (3) 金科长明天去。
김 과장은 내일 갑니다. - (4) 明天金科长去。
내일은 김 과장이 갑니다.
(3)은 ‘김 과장에 대하여 말하자면’ 그는 내일 간다는 말이며, (4)는 ‘내일에 대하여 말하자면’ 내일은 김 과장이 간다는 말이다. 그러므로 (3)의 주제는 ‘김 과장’이며, (4)의 주제는 ‘내일’이다. 이제 중국어의 주제를 좀 더 상세히 살펴보자.
- (5) 老师工作很忙。
선생님은 일이 바쁘십니다. - (6) 他身体很棒。
그는 건강이 좋다.
(5)는 ‘선생님으로 말하자면’ 그는 일이 바쁘다라는 의미이고, (6)은 ‘그에 대하여 말하자면’ 그는 몸이 좋다라는 말이다. 그러므로 (5)의 주제는 ‘선생님’이며, (6)의 주제는 ‘그’이다.
- (7) 我们去过长城。
우리는 만리장성에 가 본 적이 있다. - (8) 长城我们去过。
만리장성은 우리가 가 본 적이 있다.
(7)은 ‘我们’에 대한 언급이며, (8)은 ‘长城’에 대한 언급이다. 그러므로 (7)은 ‘누가 만리장성에 가 보았나요?’라는 물음에 대한 대답이며, (8)은 ‘만리장성에는 누가 가 보았나요?’라는 물음에 대한 답이다. 그러므로 (7)의 주제는 ‘我们’이며, (8)의 주제는 ‘长城’이다. 이와 같이 (7)과 (8)은 전혀 다른 환경에서 사용되는 말이므로, (8)이 (7)의 도치형이라고 생각해서는 안 된다.
- (9) 电视机买来了。
TV를 사 왔다.
(9)는 ‘电视机’가 주제이다. 그러므로 (9)는 ‘电视机’가 말의 중심이 되며, 누가 사 왔는지는 중요하지 않거나 이미 화자나 청자가 알고 있는 상태이다. 그러므로 이에는 주어가 없다. 만약 ‘TV’가 주제이지만 ‘누가’ 사 왔는지도 언급하고 싶다면 다음과 같이 말한다.
- (10) 电视机他买来了。
TV는 그가 사왔다.
다음을 보자.
- (11) 他们八点上课。
그들은, 8시에 수업한다. - (12) 八点他们上课。
8시에는, 그들이 수업한다.
(11)의 주제는 ‘他们’이다. 그러므로 (11)은 다음과 같이 변형될 수 있다.
- (11') 他们八点上课, 你们呢?
- 그들은 8시에 수업하는데, 너희들은 언제 수업을 하지?
(12)의 주제는 ‘八点’이다. 그러므로 (12)는 다음과 같이 변형될 수 있다.
- (12') 八点他们上课, 十点呢?
8시에는 그들이 수업하는데, 10시에는 누가 수업을 하나요?
감탄사나 삽입어를 제외하면, 중국어에서 문장의 맨 앞에 나오는 개념어는 모두 주제라고 보면 된다. 다음의 밑줄 그은 부분은 모두 주제이다.
- 下午我上班。
오후에는 내가 출근한다. - 我下午上班。
나는 오후에 출근한다. - 我这本书看完了。
나는 이 책을 다 보았다. - 这本书我看完了。
이 책은, 나는 다 보았다. - 这个地方今天非常热。
이곳은 오늘 아주 덥다. - 今天这个地方非常热。
오늘은 이곳이 아주 덥다. - 我们六点去吃饭。
우리는 6시에 밥을 먹으러 간다. - 六点我们去吃饭。
6시에는 우리가 밥을 먹으러 간다.
- 教室裏有三个学生。
교실에는 학생이 세 명 있다. - 他在教室里。
그는 교실에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