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사의 빈어가 자신의 뒤에 나오는 술어의 주어로 사용되는 경우가 있다. 이러한 어휘는 빈어와 주어의 역할을 겸하게 된다. 이러한 어휘를 겸어라고 하며, 겸어가 나오는 문장을 겸어문이라고 한다. 겸어는 두 가지 기능을 겸한 말이라는 뜻이다. 다음을 보자.
- 他让我通知你。
그가 나로 하여금 너에게 알려 주라고 했다.
위에서 ‘我’는 ‘让’의 빈어이지만, 또한 ‘通知’의 행위를 실행하므로 ‘通知’의 주어가 되기도 한다. 따라서 ‘我’는 빈어와 주어의 기능을 겸하는 겸어이고, 이러한 겸어가 나오는 위 문장은 겸어문이다.
- 他叫我写报告。
그가 나에게 보고서를 쓰라고 했다.
위에서 ‘他’는 ‘我’에게 무엇인가를 시키고 있으므로 ‘我’는 ‘叫’의 빈어이다. 그리고 ‘我’는 또한 뒤에 나오는 동사 ‘写’의 행위를 실행하므로 ‘写’의 주어가 된다. 따라서 ‘我’는 겸어이고, 이 겸어를 가진 위 문장은 겸어문이다.
겸어문에 사용되는 대표적인 동사는 ‘请, 让, 劝, 派, 使, 叫, 幫, 要求, 选’ 등이다. 다음의 밑줄 친 부분은 겸어이다.
- 我请他来。
저는 그가 오도록 초청했습니다. - 他让我学外语。
그는 나에게 외국어를 배우게 했습니다. - 大夫劝我多吃素菜。
의사는 나에게 채소를 많이 먹도록 권고했습니다. - 公司派他到这儿来。
회사에서 그 사람을 여기로 파견했습니다. - 这件事使我很感动。
이 일은 저를 감동시켰습니다. - 他叫我告诉你这件事。
그가 저에게 이 일을 당신에게 알려 드리라고 했습니다. - 你帮他做那件事。
너는 그가 그 일을 하도록 도와주어라. - 他要求我们认真学习。
그는 우리에게 열심히 공부할 것을 요구했습니다. - 我们选她当班长。
우리는 그녀를 반장으로 선출했습니다.
겸어문에 사용되는 동사 ‘让, 使’의 용법을 살펴보자.
- 谁让你来的?
누가 너를 오게 했지? - 大夫让小王休息几天。
의사가 샤오왕을 며칠 쉬게 했어. - 他让我告诉你。
그가 나한테 네게 알려 주라고 했어.
위에 사용된 ‘让’은 모두 ‘……로 하여금 ……하게 하다’라는 사역을 나타낸다. 그러나 ‘让’의 주어가 나오지 않고, 겸어가 ‘我, 我们’이면 ‘让’의 사역성은 현저하게 약화된다. 이러한 형식은 주로 상대의 허락을 구함과 동시에 화자의 희망을 나타낸다. 다음을 보자.
- 让我挑一挑。
내가 직접 한번 골라 보겠습니다.
(=나로 하여금 한번 고르게 해 주세요.)
위는, 예를 들면 상점에서 점원이 물건을 골라 주려고 할 때, 내가 직접 고르겠다는 의사를 나타내는 말이다. 이 말은 근본적으로 ‘나로 하여금 한번 고르게 해달라’로서 상대의 허락을 구하고 있다. 이러한 의미에는 ‘让’의 사역 기능이 살아 있다. 그러나 이 말의 실제적 의미는 ‘내가 직접 한번 골라 보겠다’라는 것으로서, 화자의 희망을 나타낸다. 다음을 보며 이러한 용법을 익혀 보자. 이 용법은 대단히 중요하므로 반드시 익혀 두어야 한다.
- 让我们一起走吧。
우리, 함께 갑시다.
(=우리로 하여금 함께 가도록 해 주십시오.) - 让我们讨论讨论!
우리 토론 좀 해 봅시다!
(=우리로 하여금 토론하게 해 주십시오.) - 请让我看看您的护照。
여권 좀 보여 주십시오.
(=나로 하여금 당신의 여권을 보도록 해 주십시오.)
위의 ‘让’은 상대방에 대한 겸손의 표현이다. 그러므로 형제나 부부와 같은 친숙한 사이에서 위와 같은 ‘让’을 사용하면 거리감이 들어서 오히려 어색한 표현이 될 수 있다.
‘让’이 ‘人’을 빈어로 취하면, 화자 자신의 생각이 일반화될 수 있다는 자신감, 즉 다른 사람도 그렇게 인정할 것이라는 화자의 무의식을 나타낸다. 이 경우에 ‘让’ 앞에는 대개 ‘真’과 같은 수식어가 온다.
- 这消息真让人高兴。
이건 정말 기분 좋은 소식이야.
(=이 소식은 정말 사람을 기분 좋게 하는군.) - 这孩子真让人头疼。
이 아이는 정말 귀찮아!
(=이 아이는 정말 사람을 골치 아프게 하는군.)
위의 ‘人’은 화자 자신이거나, 자신을 포함하는 일반적인 사람을 가리킨다.
‘让’ 앞에 ‘不’가 오면 부정형이 된다.
- 我不让他去旅行。
나는 그에게 여행 가지 말라고 했다. - 大夫不让他喝酒。
의사는 그에게 술을 마시지 말라고 했다.
금지를 나타내는 ‘不要’나 ‘别’도 ‘让’의 앞에 온다.
- 不要让孩子随便出去玩。
아이가 함부로 나가 놀게 하면 안 됩니다. - 别让他喝了, 再喝就醉了。
그 사람 마시게 하지 마세요, 더 마시면 취하게 됩니다.
‘让’ 뒤에 ‘不’가 오는 것으로 보이는 경우가 있다.
- 听了你的话, 真让人不舒服。
네 말을 들으니 마음이 정말 편치 않구나. - 听了你的话, 真让人不愉快。
네 말을 들으니 정말 불쾌하구나.
위의 ‘不舒服’, ‘不愉快’는 부정접두형용사로서 하나의 단어이다. 여기에 나오는 ‘不’는 부정부사가 아니라 ‘舒服’와 ‘愉快’의 접두사일 뿐이다. 그러므로 이러한 경우를 보고 ‘让’ 뒤에 부정형이 온다고 생각해서는 안 된다.
‘使’도 사역을 나타낸다. ‘使’가 나오면 겸어 뒤에는 대개 형용사 혹은 동작성이 없는 비동작동사가 나온다.
- 这个消息使我们很高兴。
이 소식 때문에 우리는 기뻤다.
(=이 소식은 우리를 기쁘게 했다.) - 父母的鼓励使孩子更有信心。
부모의 격려로 아이는 더욱 자신감을 갖는다.
(=부모의 격려는 아이가 더욱 자신감을 갖도록 한다.) - 这次旅行使我学到了很多知识。
이번 여행으로 나는 많은 것을 배웠다.
(=이번 여행은 나에게 많은 것을 배우게 했다.) - 虚心使人进步, 骄傲使人落后。
겸손은 사람을 발전시키고, 교만은 사람을 낙후시킨다.
위의 ‘高兴’은 형용사이며, ‘更有, 学到, 进步, 落后’는 추상적 행위를 나타내는 비동작동사이다.
‘叫’도 사역을 나타낸다. ‘叫’가 나오면 겸어 뒤에는 대개 동작동사가 나온다.
- 他叫小王立刻去接电话。
그는 샤오왕에게 즉시 가서 전화를 받도록 했다. - 春风叫我们到外边去。
봄바람이 우리를 밖으로 나가게 했다. - 他不叫我跟小王学习汉语。
그는 내가 샤오왕한테서 중국어를 배우지 못하게 했다. - 我不叫她去洗衣服。
나는 그녀가 빨래를 하지 않도록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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