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용사는 중첩될 수 있다. 형용사가 중첩되면 새로운 기능을 갖는다.
단음절 형용사의 중첩형에는 ‘AA’형과 ‘ABB’형의 두 가지가 있다.
‘AA’형은 다음과 같다.
- 大(큰)→大大(큼직한)
- 长(긴)→长长(기다란)
- 高(높은)→高高(높다란)
- 短(짧은)→短短(짤막한)
‘ABB’형은 형용사에 다른 요소가 첨가된 중첩형이다. 다음을 보자.
- 红(붉은)→红通通(새빨간)
- 干(마른)→干巴巴(메마른)
- 胖(살찐)→胖乎乎(포동포동한)
- 亮(빛나는)→亮晶晶(반짝반짝하는)
‘通通, 巴巴, 乎乎, 晶晶’ 등과 같이 형용사 뒤에 오는 두 음절의 접미사를 쌍음접미사(双音接尾词)라고 한다. 쌍음접미사 중의 일부는 일정한 형용사와 결합할 뿐 다른 형용사와는 결합하지 않는다.
- 羞(수줍다)→羞答答(아주 수줍어하는)
- 香(향기로운)→香喷喷(향기가 짙게 풍기는)
위의 ‘答答’는 ‘羞’와 결합할 뿐 다른 형용사와는 결합하지 않는다. ‘喷喷’도 ‘香’과 결합할 뿐 다른 형용사와는 결합하지 않는다. 그러나 ‘洋洋, 乎乎’와 같은 쌍음접미사는 비교적 다양한 형용사와 결합한다.
- 暖洋洋(훈훈한)
- 懒洋洋(맥이 빠진)
- 喜洋洋(기쁨이 가득한)
- 热乎乎(따끈따끈한)
- 胖乎乎(포동포동한)
- 圆乎乎(둥그스름한)
쌍음절 형용사의 중첩형에는 다음의 세 종류가 있다.
첫째는 ‘AABB’형이다. 이는 쌍음절 형용사 ‘AB’의 각 음절이 중첩된 형태이다. 다음을 보자.
- 清楚(분명한)→清清楚楚(하나하나가 아주 분명한)
- 干净(깨끗한)→干干净净(여기저기가 아주 깨끗한)
둘째는 ‘ABAB’형이다. 이는 쌍음절 형용사 ‘AB’ 전체가 반복된 형태이다. 다음을 보자.
- 氷凉(차다)→氷凉氷凉(차디차다)
- 通红(빨갛다)→通红通红(새빨갛다)
‘高兴, 舒服, 漂亮, 热闹, 明白’ 등의 형용사는 ‘AABB’형과 ‘ABAB’형 중첩이 모두 가능하다. ‘ABAB’형 중첩형용사는 동사화될 수도 있다.
- 高兴→高高兴兴, 高兴高兴
- 舒服→舒舒服服, 舒服舒服
- 漂亮→漂漂亮亮, 漂亮漂亮
- 热闹→热热闹闹, 热闹热闹
셋째는 ‘A裏AB’형이다. 이는 쌍음절 형용사의 첫 음절 다음에 ‘裏’가 삽입되고, 둘째 음절 뒤에 다시 형용사 전체가 나오는 형식이다. 다음을 보자.
- 傻气(멍청한)→傻裏傻气(어리벙벙한)
- 糊涂(어리석은)→糊裏糊涂(어리벙벙한, 얼떨떨한)
- 啰嗦(말이 많은)→啰裏啰嗦(재잘재잘하는)
‘A裏AB’형을 취하는 쌍음절 형용사는 일반적으로 좋지 않은 의미를 나타내는 형용사이다.
중첩형용사는 관형어, 술어, 부사어, 보어로 사용된다. 형용사가 중첩되면 다음과 같은 기능상의 변화가 나타난다.
- 첫째, 화자의 주관적 판단이나 감정이 들어간다.
- 둘째, 형용사의 의미가 양화(量化)된다.
- 셋째, 형용사의 의미가 형상화(形象化)된다.
위의 내용을 이해하기 위하여 다음 우리말을 보자.
- (1) 백두산은 한라산보다 높다.
- (2) 나는 지금 따끈따끈한 빵 한 덩어리가 필요하다.
- (3) 그는 지금 김이 무럭무럭 나는 빵 한 덩어리가 필요하다.
(1)의 ‘높다’는 객관적 사실을 나타낸다. 만약 (1)을 ‘백두산이 한라산보다 높디높다’ 혹은 ‘백두산이 한라산보다 높지막하다’로 바꾸면 이상한 말이 된다. 그 이유는, ‘높디높다, 높지막하다’는 화자의 주관적 느낌을 나타내는 말이기 때문이다. 객관적 사실을 주관적 표현으로 말해서는 안 된다.
(2)의 ‘따끈따끈한’은 다음과 같은 특징을 갖는다. 첫째, ‘따끈따끈한’에는 화자의 감정적 색채가 들어 있다. 예를 들면 ‘따끈따끈한 빵’에는 그 ‘뜨거움’을 좋아하는 화자의 감정적 색채가 있다. 둘째, ‘따끈따끈한’이라는 말에서 우리는 일종의 질량감을 느낀다. 다시 말하면 이는 ‘뜨겁다’보다 훨씬 더 입체적이고 양적(量的)인 느낌을 주는 것이다. 언어학에서는 이를 ‘뜨겁다’가 ‘양화(量化)’되었다고 말한다. ‘양화’는 원래 질량을 가지지 못하던 것이 질량을 갖는 것으로 변화되었다는 뜻이다.
(3)의 ‘무럭무럭’은 ‘김이 오르는 모습’을 눈앞에 떠오르게 한다. 이와 같이 사물의 모습이 눈앞에 떠오르게 되는 것을, 대상이 ‘형상화(形象化)’되었다고 말한다.
- (4) 그 절에는 두 개의 높은 석탑이 있다.
- (5) 나는 어린 시절에 마을 가운데의 높다란 석탑을 지나 학교에 다녔다.
- (=그런데 성인이 되어 가 보니 그 탑은 너무나 낮아 보였다.)
위 (4)의 ‘높은 탑’은 객관적으로 높다고 인정된 탑이다. 따라서 이는 관광 안내문 등에 나올 수 있는 말이다. (5)의 ‘높다란 탑’은 화자가 주관적으로 높다고 생각한 탑이다. 따라서 실제로는 높지 않은 탑일 수도 있다. 그러므로 이는 화자의 주관적 판단이다. 또한 ‘높다란 탑’이라는 말에는 그 ‘높음’에 대한 화자의 호감이 나타나 있다. 다시 말하면 (5)는, 화자가 어린 시절에 그 탑 주변에서 재미있게 놀았거나, 그 탑을 우러러 보았으리라는 연상을 가능하게 해 준다. 그러므로 ‘높다란’에는 또한 화자의 주관적 감정이 나타나 있다고 말할 수 있다.
이상의 내용을 기초로 하여 이제 중국어 중첩형용사의 기능을 관찰해 보기로 하자.
- 非常高的塔
대단히 높은 탑 - 高高的塔
높다란 탑, 높디높은 탑
위의 ‘非常高’는 객관적으로 높다고 인정된 탑이다. 그러므로 ‘非常高’는, 예를 들면 관광 안내문 등의 ‘그 절에 가면 대단히 높은 탑이 있다’와 같은 문장에 사용될 수 있는 말이다.
‘高高’에는 다음의 세 가지 요소가 나타난다. 첫째, ‘高高’는 화자가 주관적으로 그 탑이 높다고 판단한 것을 나타낸다. 그러므로 ‘高高的塔’는 객관적으로 높은 탑이 아니라 화자에게 높게 보인 탑이다. 둘째, ‘高高’에는 우리말 ‘높다란’과 같이 ‘높음’이 양적(量的)으로 제시된다. 셋째, ‘高高’는 그 탑의 높다란 모습이 청자의 눈앞에 떠오르게 해 준다. 이를 형상화되었다고 말한다. 만약 ‘高高的塔’에서 탑의 높디높은 모습이 눈앞에 떠오르지 않는다면, 우리는 이를 떠올리는 훈련을 해야 한다. 중국인은 ‘高高的塔’에서 이러한 느낌을 받기 때문이다. 다시 다음을 보자.
- (3) 非常大的眼睛
대단히 큰 눈 - (4) 大大的眼睛
큼직한 눈, 커다란 눈
(3)은 객관적 사실을 나타낸다. 그러므로 이 눈은 누가 보아도 ‘큰 눈’이다. (4)는 화자가 주관적으로 크다고 여기는 눈을 나타낸다. ‘大大的眼睛’에는 또한 큼직한 눈을 좋아하는 화자의 감정이 나타나 있다. 그리고 ‘큰’ 상태가 양화되어 있으며 동시에 형상화되어 있다. 이러한 중첩형용사의 기능 때문에 (4)는 눈의 커다란 모양이 청자의 머리에 떠오르도록 유도한다. 다음은 이러한 경우에 해당한다.
- 他个子非常高。
그는 키가 아주 크다. - 他个子高高的。
그는 키가 큼직하다. - 脸儿很红。
얼굴이 붉다. - 脸儿红红的。
얼굴이 빠알갛다.
위에서 ‘高高的, 红红的’에는 모두 화자의 주관적 감정이 들어가 있으며, 크거나 붉은 상태가 양화되고 형상화되어 있다.
중첩형용사가 부사어가 되면 의미가 강조된다. 이 경우에 중첩형용사 뒤에는 ‘地’가 첨가될 수 있다.
- 慢慢儿(地)开!
천천히 운전하세요! - 孩子高高兴兴地上学去了。
아이는 신나게 학교에 갔다.
중첩형용사가 정도보어가 되면, 그 의미는 양화되고 형상화된다. 다음을 보자.
- 我听得很清楚。
나는 똑똑하게 들었습니다. - 我听得清清楚楚。
나는 아주 똑똑하게 들었습니다.
(=한마디 한마디를 똑똑하게 들었다.) - 这间房子打扫得很干净。
이 방은 깨끗하게 청소되었습니다. - 这间房子打扫得干干净净。
이 방은 깨끗하게 청소되었습니다.
(=여기저기가 모두 깨끗하다.)
중첩형용사는 정도부사의 수식을 받을 수 없다. 정도부사는 객관적 정도를 나타내며, 중첩형용사는 주관적 정도를 나타내는데, 객관적 정도를 나타내는 말이 주관적 정도를 나타내는 말을 수식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다음은 모두 비문이다.
- *很干干净净
- *挺绿油油
- *相当清清楚楚
- *非常高兴高兴
- *十分糊裏糊涂
‘ABAB’형 중첩형용사는 동사화되어 ‘한번 그렇게 해 보자’와 같은 시도의 기능을 나타낼 수 있다. 이러한 경우에는 대개 빈어를 취하지 않는다.
- 咱们也来热闹热闹!
우리도 한번 신나게 놀아 보자! - 让他们高兴高兴吧!
그들을 즐겁게 해 주어라!
‘ABAB’형의 중첩형용사가 동사화되면 빈어를 가질 수도 있다. 그러나 이러한 경우는 흔하지 않다.
- 豊富豊富内容!
내용을 풍성하게 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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