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은 중국어의 지속태를 이해하기가 쉽지 않다. 한국어에서는 중국어의 완료태와 지속태가 좀처럼 구분되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나 중국인은 이들을 명백히 구분하는 사유 형태를 가지고 있다. 중국어의 지속태를 이해하기 위하여 먼저 다음 우리말을 보자.
- (1) 창문을 열고 있다.
- (2) 창문이 열려 있다.
(1)은 ‘창문을 여는 동작’이 진행되고 있음을 나타낸다. 중국어에서는 이를 진행태로 나타낸다. (2)는, ‘창문을 여는 동작’은 이미 끝났고, 그 결과로 ‘창문이 열려 있는 상태’가 지속되고 있음을 나타낸다. 중국어에서는 이를 지속태로 나타낸다.
중국어의 지속태는, 하나의 동작이 끝난 후에 그 동작의 결과로 나타난 상태가 지속되는 것을 표시한다. 다음 우리말을 보며 중국어의 지속태를 익혀 보자.
- (3) 그는 두루마기를 입었다.
a. 그는 (방금) 두루마기를 입었다.
b. 그는 (종일) 두루마기를 입었다.
위의 (3)은 (a,b)와 같은 두 가지 의미를 갖는다. 만약 (3)이 (a)와 같은 의미라면, 이는 동작을 방금 완료한 것이므로 중국어로는 완료태가 된다. 만약 (3)이 (b)와 같은 의미라면, 두루마기를 입는 동작은 이미 끝났고 그 결과 두루마기가 몸에 입혀져 있는 상태가 지속됨을 나타내므로, 중국어로는 지속태가 된다. 다시 다음을 보자.
- (4) 그는 빨간 넥타이를 맸다.
a. 그는 (방금) 빨간 넥타이를 맸다.
b. 그는 (종일) 빨간 넥타이를 맸다.
위의 우리말 (4)는 (a,b)와 같은 두 가지 의미를 갖는다. 만약 이것이 (a)와 같은 의미라면, 이는 동작을 방금 완료했으므로 중국어로는 완료태가 된다. 만약 이것이 (b)와 같은 의미라면, 넥타이를 매는 동작은 이미 끝났고 그 결과 빨간 넥타이가 매어져 있는 상태가 지속됨을 나타내므로, 중국어로는 지속태가 된다.
중국어의 지속태는 동사나 형용사 뒤에 ‘着’를 첨가하여 나타낸다. 다음을 보자.
- 教室的门开着。
교실 문이 열려 있다. - 他拿着很多花。
그는 많은 꽃을 들고 있다. - 他在椅子上坐着。
그는 의자에 앉아 있다. - 他穿着一件新衣服。
그는 새 옷을 입고 있다.
‘开着’는 문을 여는 동작이 끝나고 그 결과로 문이 열려 있는 상태를 나타내며, ‘拿着’는 드는 동작이 끝나고 그 결과로 들려 있는 상태를 나타낸다. ‘坐着’는 앉는 동작이 끝나고 그 결과 앉아 있는 상태를 나타내며, ‘穿着’는 입는 동작이 끝나고 그 결과 입고 있는 상태를 나타낸다. 지속태는 이와 같이 동작이 끝나고 그 동작의 결과로 나타난 상태가 지속되고 있음을 나타낸다.
형용사 뒤에 ‘着’가 와서 지속태가 될 수도 있다. 다음을 보자.
- 她的脸红着。
그녀의 얼굴이 빨개져 있다. - 那个房间空着。
그 방은 비어 있다. - 教室裏的电灯亮着。
교실의 전등이 환하게 켜져 있다.
‘红着’는 ‘빨간 상태’, ‘空着’는 ‘비어 있는 상태’, ‘亮着’는 ‘환하게 켜 있는 상태’를 나타낸다.
지속태가 다른 동사 앞에 오면 행위의 방식을 나타낸다. 이러한 문장은 두 개 이상의 동사가 나오므로 연동문이다.(연동문은 <8.4 연동문>을 참고할 것.)
- 他站着看书。
그는 서서 책을 본다. - 他笑着说“再见”。
그는 웃으며 “안녕” 하고 말했다. - 他走着去学校。
그는 걸어서 학교에 간다. - 他戴着眼镜看报。
그는 안경을 끼고 신문을 본다.
위에서 ‘站着’는 ‘看书’의 방식, ‘笑着’는 ‘说’의 방식, ‘走着’는 ‘去学校’의 방식, ‘戴着’는 ‘看报’의 방식을 나타낸다. 이와 같이 지속태가 행위의 방식을 나타내는 경우에는 다음과 같은 조건이 충족되어야 한다. 즉, 지속태 다음에 나오는 동사의 동작 행위가 진행되는 동안 지속 상태가 끊임없이 유지되고 있어야 한다. 다시 위의 내용을 살펴보자.
‘서 있는 상태’는 책을 보는 동안 끊이지 않고 유지되며, ‘웃는 상태’는 ‘안녕’이라고 말하는 동안 끊이지 않고 유지된다. ‘걷는 상태’는 학교에 가는 동안 끊이지 않고 유지되며, ‘안경을 낀 상태’는 신문을 보는 동안 끊이지 않고 유지된다. 이러한 조건에 유의하며 다음을 보자.
- (1) 他站着看书。
그는 서서 책을 본다. - (2)*他喝着茶看报。
- (3) 그는 차를 마시며 신문을 본다.
(1)은 책을 보는 동안 끊임없이 서 있는 상태가 유지됨을 나타낸다. 그러나 (2)는 비문이다. 왜냐하면 중국인은, 신문을 보는 동안 끊임없이 차를 마시는 상태가 유지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중국인은, 신문을 보면서 끊임없이 차를 마시면, 차를 흘리든가 차를 신문에 쏟게 되므로 이러한 상황이 발생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
그렇다면 우리말 (3)의 의미를 살펴보기로 하자. 우리말 (3)은, 차를 마시다가 찻잔을 내려놓고 신문을 보며, 신문을 보다가 다시 찻잔을 들고 차를 마시는 행위 등을 나타낸다. 경우에 따라 찻잔을 든 채로 신문을 보는 상태를 나타낼 수도 있다. 우리말에서는 이러한 상황을 (3)과 같이 나타낸다. 그러나 중국인은 이러한 상황을 ‘한편으로는 차를 마시고, 한편으로는 신문을 본다’라고 표현한다. 이는 근본적으로 사유 형태의 차이이다. 이에 따라 우리말 (3)을 중국인은 다음과 같은 형식으로 말한다.
- 他一边喝茶, 一边看报。
그는 한편으로 차를 마시며, 다른 한편으로 신문을 본다.
(=그는 차를 마시며 신문을 본다.)
‘一边……, 一边……’은 일정한 시간 내에 두 가지 동작 행위가 각각 발생하는 것을 나타내므로 우리말 (3)과 같은 어형은 모두 이러한 형식으로 말해야 한다. 이러한 이유로 다음은 모두 비문이 된다.
- (4)*他笑着说。
그는 웃으며 말한다. - (5)*他笑着接待客人。
그는 웃으며 손님을 접대한다. - (6)*他看着报吃饭。
그는 신문을 보며 식사를 한다. - (7)*他看着电视做练习。
그는 TV를 보며 숙제를 한다.
위의 우리말 해석은 자연스럽다. 그러나 이를 나타내려는 중국어는 모두 비문이다.
(4)가 비문인 이유를 살펴보자. 중국인은, 말을 하면서 잠깐 동안은 웃을 수 있지만, 말을 하는 동안 끊임없이 웃을 수는 없다고 생각한다. 그러므로 (4)는 비문이다. 이를 ‘他笑着说两句。’라고 하면 성립하는 문장이 된다. 왜냐하면 중국인은, 몇 마디 정도는 웃으며 말할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5)가 비문인 이유를 살펴보자. 중국인은, 손님을 접대하는 것은 상당히 긴 시간일 수도 있는데, 그동안 끊임없이 웃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생각한다. 그러므로 중국인은 (5)와 같이 말하지 않는다. (5)의 우리말과 동일한 의도를 나타내고자 하는 경우에 중국인은 ‘他接待客人很热情。’이라고 말한다.
(6)이 비문인 이유를 살펴보자. 중국인은, 식사를 하는 동안 끊임없이 신문을 볼 수는 없다고 생각한다. 그러므로 (6)과 같이 말하지 않는다. 그들은 이러한 상황을 ‘한편으로 신문을 보고, 한편으로 식사를 한다’라고 인식한다. 따라서 (6)의 우리말과 같은 의도를 나타내고자 하는 경우에는 ‘他一边看报, 一边吃饭。’이라고 말한다.
(7)이 비문인 이유를 살펴보자. 중국인은, 숙제를 하는 동안 끊임없이 텔레비전을 볼 수는 없다고 생각한다. 그러므로 (7)은 비문이다. 그들은 이러한 상황을 ‘한편으로 텔레비전을 보고, 한편으로 숙제를 한다’라고 인식한다. 따라서 (7)의 우리말과 같은 의도를 나타내고자 하는 경우에는 ‘他一边看电视, 一边做练习。’라고 말한다.
지속태는 과거, 현재, 미래에 모두 사용된다.
- 跟着我来吧!
나를 따라 오너라! - 你看, 门开着呢。
봐라, 문이 열려 있구나. - 他躺着看了一整天的书。
그는 누워서 하루 종일 책을 보았다.
위의 ‘跟着’는 미래지속태이고, ‘开着’는 현재지속태이며, ‘躺着’는 과거지속태이다.
지속태는 ‘没(有)’로 부정되며, 부정된 후에도 ‘着’는 없어지지 않는다.
- 窗户没(有)开着。
창이 열려 있지 않다. - 门没关着, 你进去吧。
문이 닫혀 있지 않으니까, 들어가세요.
지속태를 선택의문문으로 바꾸기 위해서는 문장의 끝에 ‘没有’를 붙인다. 빈어가 있는 경우에도 ‘没有’는 문장의 끝에 온다.
- 门开着没有?
문은 열려 있습니까? - 楼上住着人没有?
위층에 사람이 살고 있습니까?
지속태는 명령문에 사용될 수 있다.(명령문에 지속태가 사용되는 경우는 <4.3 명령문>을 참고할 것.)
- 你替我拿着吧!
네가 나 대신 들고 있거라! - 别站着, 快坐下!
서 있지 말고 빨리 앉아라! - 别躺着, 快起来吧!
누워 있지 말고 빨리 일어나거라! - 慢着点儿!
좀 천천히 해라!
지속태가 반복하여 나오면, 동작이 지속되는 상태에서 다른 동작이나 상황이 발생하는 것을 나타낸다.
- 大家听着听着, 忽然大笑起来了。
사람들이 듣다가 갑자기 큰 소리로 웃기 시작했다. - 我们谈着谈着, 他走进来了。
우리가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데 그가 걸어 들어왔다.
‘冒着’는 ‘……를 무릅쓰고’라는 의미로 사용된다.
- 他冒着大雨, 来到了学校。
그는 비를 무릅쓰고 학교에 왔다. - 他冒着寒风, 走了二十里路。
그는 찬 바람을 무릅쓰고 이십 리를 걸었다.
‘等着’는 ‘곧 ……(해야) 하다’의 의미로 사용된다.
- 等着瞧吧!
두고 보자! - 这件衣服不用洗, 我等着穿呢。
이 옷을 빨지 마셔요, 곧 입어야 해요.
‘接着’는 ‘이어서’라는 의미로 사용된다.
- 接着又讨论了明年的计划。
이어서 내년 계획도 논의했다. - 我给他寄了一封信, 接着又发了一个传真。
나는 그에게 편지를 한 통 보내고, 이어서 팩스를 한 통 보냈다.
‘争着’는 ‘앞 다투어’의 뜻으로 사용된다.
- 学生们都争着提问。
학생들이 모두 앞 다투어 물었다. - 他们都争着参加比赛。
그들은 모두 앞 다투어 경기에 참가했다.
‘急着’는 ‘급하게’, ‘看着’는 ‘보아 가며 ……하다’라는 의미로 사용된다.
- 这照片我急着用。
이 사진은 내가 급하게 필요하다. - 这件事你看着办吧!
이 일은 네가 사정을 보아 가며 처리해라!
‘忙着’는 ‘……(으)로 바쁘다’라는 의미로 사용된다.
- 最近我们忙着考试。
요즈음 우리는 시험으로 바쁘다. - 他忙着准备旅行呢。
그는 지금 여행 준비로 바쁘다.
지속태 ‘着’가 사용된 문장 끝에 진행태를 나타내는 조사 ‘呢’가 오면, 상태의 지속과 동작의 진행을 동시에 나타낸다.
- 他们都吃着饭呢。
그들은 모두 밥을 먹고 있다. - 他们都看着书呢。
그들은 모두 책을 보고 있다. - 他们在公园等着我们呢。
그들은 공원에서 우리를 기다리고 있다.
위의 문장은 모두 현재의 상황을 나타낸다. 위에서 ‘呢’를 제거하면 완전한 문장이 되지 않는다. 다음을 보자.
- 他们都吃着饭
그들은 모두 밥을 먹으며……. - 他们都看着书
그들은 모두 책을 보며…….
위의 두 문장은 완전하지 않다. 이 경우에는 다른 말이 이어져야 완전한 문장이 된다. 다음을 보자.
- 他们都吃着饭听报告。
그들은 모두 밥을 먹으며 보고를 듣는다. - 他们都看着书听音乐。
그들은 모두 책을 보며 음악을 듣는다.
위의 문장에는 ‘呢’가 없기 때문에 현재의 상태를 나타내지 않고, 원칙이나 습관 등을 나타낸다. 그러므로 위의 문장은, 예를 들면, 매번 밥을 먹으며 보고를 듣는다거나 매번 책을 보며 음악을 듣는 것을 의미한다.
다음 문장은 ‘呢’가 없어도 비문이 아니다. 그 이유는 ‘在公园’과 같은 부사어가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呢’가 없으면 현재 상태를 나타내지 못하고, 과거 사실이나 미래 사실을 나타낸다. 다음 문장의 정확한 의미는 언어 환경에 따라 결정된다.
- 他们在公园等着我们。
(우리가 도착하면) 그들은 공원에서 우리를 기다릴 것이다.
(그때) 그들은 공원에서 우리를 기다리고 있었다.
지속태는 ‘在, 正, 正在’와 함께 사용되어 지속과 상태의 진행을 동시에 나타낼 수 있다. 이와 같은 문장에는 약간의 감탄적 어감이 들어 있다.
- 他在等着你呢。
그 사람이 당신을 기다리고 있어요. - 他正等着你呢。
그 사람이 지금 당신을 기다리고 있어요. - 他正在等着你呢。
그 사람이 지금 당신을 기다리고 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