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대한 스케일과 축소지향
白髮三千才(백발삼천재)」리
타이 빠이(李太白<이태백>)가 우연히 거울 앞에 섰다가 호호백발이 다 된 자신의 초라한 모습에 놀라 한 말이다.
옛날
楚(초)나라에는 이상한 나무가 많았다. 그중 冥靈(명영)이라고 하는 나무는 5백년을 봄, 5백년을 가을로 삼는다. 또한 大椿(대춘)이라고 하는
나무는 무려 8천년을 봄으로 삼는다. 『莊子(장자)』에 나오는 말이다.
중국에서
천지를 개벽한 사람은 판꾸(盤古<반고>)다. 그는 두 팔로 하늘을 떠받치고 서있었는데 키가 하루에 한 길씩 자랐다고 한다. 그리하여
1만 8천년이 지나자 그의 키도 그만큼 커졌고 덩달아 하늘도 아득히 놓아지게 되었다. 중국의 신화에 나오는 말이다.
이래저래
우리에게 중국 사람들은 「거대한」사람들, 「스케일이 큰」 사람들로 여겨졌다. 그들의 커다란 스케일을 실제로 볼 수 있는 경우는 많다. 만리장성은
동쪽 발해만의 山海關(산해관)에서 출발하여 서쪽 감숙성의 嘉욕關(가욕관)까지 장장 6천km나 뻗어 있다. 그러므로 사실은 만오천리 장성인
셈이다. 달에서 보이는 인류의 유일한 건축물이라는 표현이 실감난다.
북경
천안문 광장의 뒤에 위치해 있는 것이 紫禁城(자금성)이다. 明(명),淸(청) 양대 天子(천자)가 살던 살림집인 셈인데 무려 17년에 걸쳐
지었다. 둘레가 6km에 무려 9천門(문)이 넘는 방으로 되어 있다.
그들의
스케일은 토목과 건축에만 국한되지 않았다. 『永樂大典(영락대전)』이라면 명나라 成祖(성조)때 편찬된 일종의 백과사전인데 학자 2천명을 동원하여
6년 동안 썼다. 총 2만2천8백77권에 3억7천만 자가 수록되어 있다. 청나라 전성기 때의 천자였던 高宗<고종>(연호는
乾隆<건륭>)은 한 수 더 떠서 『四庫全書(사고전서)』를 편찬했는데 17년 동안 4천2백 명을 동원하여 총 17만2천6백26권의 책을
만들었다.
그러나
그것도 부족했던지 도합 7질이나 만들었다. 『永樂大典(영락대전)』의 자수는 그래도 셀 수가 있었다. 그러나 『四庫全書(사고전서)』는 그게
불가능하다. 그래서 정확한 자수는 아무도 모른다. 다만 세계 최대의 서적인 것만 알 수 있을 뿐이다.
넓은
땅, 오랜 역사, 그리고 다영한 자연환경, 거기에다 많은 사람, 이런 것들이 중국을 특징지을 수 있는 말들이다. 인간의 성품을 형성하는 가장
중요한 요소는 자연환경이다. 끝없는 평원, 바다 같은 호수를 접하고 살아가는 사람들의 심성은 자연히 광대무변일 수밖에 없다. 우리가 산의 정상에
섰을 때 가슴이 확 트이는 것과 같은 이치다. 이런 사람들의 흉금은 대체로 확대 지향적이다.
그렇다고
중국 사람들이 거대한 스케일만 즐겼느냐 하면 그렇지 않다. 놀랍게도 그들이 국민성 중에는 축소지향의 일면도 있다. 「大中儒疏(대중유소),
小中有大(소중유대)」라는 말이 있다. 「큰 가운데 작은 것이 있고 작은 가운데 큰 것이 있다」해석하면 되겠다. 莊子(장자)의 구름잡는 이야기
같지만 이를 인정한다면 큰 것이 작은 것이고 작은 것이 곧 큰 것이라는 뜻도 된다.
다시
말해 큰 것과 작은 것에는 대소의 구별이 없다는 이야기다. 그러니 얼마든지 작아도 그들은 크게 여길 수가 있는 것이다. 옛날 한나라 때의
費長房(비장방)과 같은 도사는 호로병 속에서 새로운 천지를 맛보았으며 四川(사천) 지방의 成都(성도)에서 나는 이상한 귤속에는 두 도사가
태연하게 바둑을 두고 있었다고 한다. 물론 이야 기속에 나오는 말이다.
그러면
실제로 작은 것은 없는가. 많다. 대만의 국립 고궁박물관에서 가장 인기를 끄는 유물중의 하나로 橄欖劾舟(감람핵주)라는 것이다 있다. 청나라의
조각가가 올리브 열매에다 蘇東坡(소동파)가 쓴 「적벽가」를 조각한 것인데 길이 3.4cm, 높이 1.6cm 의 배모양을 하고 있다. 그 속에
여덟 사람이 앉아 있고 양쪽에 모두 8개의 문이 달려 있는데 지금도 자유롭게 열리도 닫힌다.
그러나
더욱 놀라운 것은 배 밑바닥에다 「적벽가」전문 3백 57자를 새겨 놓았다는 점이다. 또한 多層球(다층구)라는 것도 있는데 상아를 깎아 큰 공을
만든 것으로 그 공속에 도합 16개의 공이 층층이 있어 각기 따로 움직인다.
현실생활에도
작은 것은 많다. 그들의 찻잔을 보면 배갈 잔만 하다. 우리의 녹차 잔보다도 훨씬 더 작다. 흔히들 일본인이 「축소자향적」이라고 하지만 중국
사람도 못지 않다.
일본사람들의 좁은 공간의 영향을 받았다면 중국 사람들은 도리어 넓은 공간의 영향을 받았으며, 또 일본사람들이 축소를 통한 「적응」을 추구했다면 중국 사람들은 축소를 통한 「여유」를 추가했던 것이다. 중국인들은 작은 것에서도 큰 세계를 느낄 줄 알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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