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최남단의 섬 해남(海南, Hainan)성 소재지 해구(海口, Haikou)는 아름다운 바닷가 도시로서 해빛 찬란한 백사장과 운치있는 야자수가 있는 외 유구한 역사를
자랑하는 문화의 거리도 있다.
열대의 분위기가 다분한 바닷가에서 골목을 돌아서면 곧게 뻗은 돌길이 나타나는데
양쪽에는 남양풍의 건물들이
줄지어 있다. 이 거리가 바로 유서깊은 거리 덕승사(德勝沙)이다.
1920년대에 지은
특이한 건물 기루(騎樓)속을 걸으면서 그 속에 깃든 세월의 이야기를 듣고 거리를
오가는 사람들을 바라보면 마치 어제로 돌아간 듯 한 감을 느끼게
된다.
해남에서 모래 사(沙)는 바닷가의 백사장을 부를때 사용된다.
덕성사도 원래는 해구에서 가장 북쪽에 위치한 바다가의 항만거리였는데 후에 넓혀지면서 자리를 바꾸어 바다가를 떠난 오늘의 위치에
이르게 되었다.
중국 최남단의 섬인 해남도에서 해구는 북쪽에 위치해 있고 덕성사는 또 해구의 북쪽에 위치해 있기 때문에 맑게 개인 날에 덕성사에 서면 바다건너 육지의 모습이 보일
정도이다.
덕성사는 또한 상해(上海, Shanghai)의 외탄(外灘)이나 베이징(北京, Beijing)의 동교민항(東交民巷)처럼 도시의 중심지로서 해구의 풍상고초를 죽 지켜왔다.
901년에 프랑스 천주교회가
이 거리에 "중국 – 프랑스 병원"을 세워서 부터 1931년에는 해구 최고의 건물인 일명 오층루(五層樓) 해구빌딩이 세워졌고 1935년에는 세관빌딩이 세워졌다.
그 때
이 곳에는 양주와 서양의 원단을 비롯한 바다를 건너온 물품들이 즐비했고
해구의 부자와 미인들 심지어 외국의 전도사들도 심심찮게 이 거리에 모습을
드러냈다.
그 때 오층루는 해구에서 가장 인기 있는 명소였다고 한다. 많은 사장들이 숙박을 해결해주고 커피와 서양의 물품을 파는 이 곳에서
비즈니스를 하고 친구를 사귀는 것을 고귀한 신분의 상징으로 보았다.
그러다가 청말에
이르러 동남아로 가는 바람이 불어 많은 사람들이 이 곳을 경유해 동남아로 갔다.
이국타향에서 돈을 벌어 고향에 돌아온 사람들이 돌아오자바람으로
하는 일이 또 집을 짓는 것이었다.
그 바람에 덕성사에는 더 많은 건물들이 생기고
동남아에서 돈을 번 그들이기 때문에
동남아풍의 건물을 짓고 동남아풍의 사상을 이 곳에 전파하기도 했다.
1998년 해구시정부는 덕성사를 상업보행가로 고쳤다. 그래서 오늘날 덕성사는 길이 500m에 달하게 되었는데 거리 양켠에는
분홍색의 기루들이 줄지어 있고
가끔 쉬어갈수 있는 벤치와 심플한 모양의 공중전화박스가 조화를 이룬다.
오늘날 덕성사는 해구의 의류시장으로 부상해 다양한 디자인과 적정한 가격으로 남녀노소를 막론하고 마음만 먹으면 자신에게 어울리는
옷 한 견지는 찾을수 있을 정도이다.
덕성사를 거닐다가 힘들면 중국식 포장마차를 찾아 깨죽이나
순두부, 썩은 두부, 완자 등
음식을 먹으면서 쉬어갈수도 있다.
그리고 덕성사의 뒷골목에는 가장 정통적이고 가장 맛이 있는 해구의 음식들이 준비되어 있어서 몇걸음만 걸으면 해남 특유의 떡과 골뱅이 볶음, 야자떡, 해남의 쌀 국수, 무떡
등을 먹을수도 있다.
황혼이 지는 때 덕성사 길가의 벤치에 앉아 밝은 등불아래 해구인들의 슬픔과 행복이 스며있는 거리를 바라보면 시원한 바다바람에 몸과 마음이 즐겁고 하루의 일과가 흥겹기만
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