둔황, 우루무치 등 실크로드 여행 상인들 북적 실크로드엔 모랫바람과 옛 흔적만이‥ 실크로드는 모래와 바람의 길이었다. 지금까지 세상에 쌓아올려졌던 어떤 것들이, 거기서 일제히 무너져내리고 있었다. 끝없이 이어지는 모래언덕과 그 언덕에 얼룩진 빛과 그림자들이 바람의 분주한 손길에 휘둘리며 굽이치고 있었다. 그곳에 아직 무너질 것들이 남아 있어, 세상의 나그네들을 불러모은다. 한번쯤 모래처럼 무너져내려본 이라면, 누가 이 선 굵은 여행길을 마다겠는가. 여기 무너지며 우는 모래산, 밍사산(鳴沙山)이 있다. 시안(서안)에서 이탈리아 로마에 이르는 실크로드의 중국쪽 관문, 옛 이름이 사주(沙州)인 둔황이다. 낮엔 모래가 흘러내리고 밤엔 바람이 모래를 쓸어올려 예리한 칼능선을 이룬다. 가파른 계단을 따라 중턱에 오..